김은주 작가는 빛을 통한 직관적 감각을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합니다. 구름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햇빛, 일렁이는 바다, 노을 풍경, 낮과 저녁의 빛깔 등 자연의 빛과 상호작용하는 대상들을 그림의 매개로 삼아 작업합니다. 작가는 투명한 빛의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, 유화를 수채화처럼 사용합니다. 묽은 기름에 물감을 개고, 두터운 붓질이 아닌 얇은 붓질을 여러 번 쌓아 나갑니다. 세목과 같은 고운 입자의 천 위로 물감이 스며드는 방식으로 그가 감각한 빛의 색감을 선명하게 구사하고자 합니다. 그의 작품 속 빛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을 넘어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됩니다.

물의 속성을 생각하며 그를 지칭하기 위한 단위를 그려보았습니다. 물이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<물의 덩이>가 되었어요. 윤슬을 바라보며 느낄 수 있는 물빛의 감각을 떠올렸습니다. 방울 하나하나를 정성껏 그리고, 혹은 닦아내며 투명하고 맑은 물의 감각을 표현했습니다. 그림을 통해 어떠한 감각을 기억하고 싶으신지 이야기해 주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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